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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tell us

커피 이야기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 글 조원진, 1부

평범한 회사원이자 커피 칼럼니스트 조원진 님의 책이다.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그의 책은 19명의 바리스타와  혹은 로스터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그들만의 인생의 가장 큰 동력이 되는 도구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원래 작가의 의도는 인터뷰 과정에서 커피가 만들어지는 기술적인 측면까지도 다룰 수 있기를 바랐다고 쓰고 있다. 그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더라고, 커피를 좋아하고 더 맛있는 커피를 쫓는 이들에겐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맛봐야 할 커피 목록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소중한 책이다.... 간혹 행간에서 커피의 기술적인 단서들을 읽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책을 정리하면서 읽고 있는 이유는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기 위함이 아니다. 내가 아직 맛보지 못한 맛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커피들에 대한 기대감이자, 나의 To visit List 정도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당신의 커피 인생에 가장 큰 동력이 되는 도구는 무엇인까?"라는 질문에 대한 그들의 답

 

 


바리스타 서필훈, 안암동 카페 보헤미안에서 커피를 배운 스페셜티 커피 1세대이자, 한국 최초의 Q-grader이다.  지금은 연남동 커피 교육과 커피 로스팅하는 '커피리브레'의 대표이다. 직원은 늘었지만 아직도 로스팅은 직접 한다고 어느 블로그에서 글을 보았다. 다음에 연남동에 가게 되거든 그의 '커피리브레'에 들려 원두도 구매하고, '서필훈의 커피'를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가 일했던 안암동 카페 보헤미안은 박이추의 제자였던 최영숙이 점장이었고 서필훈은 그 계보를 이어 커피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기름기가 가득해 콩으로 장을 담근 것 같았던 보헤미안  박이추 선생의 커피에는 낙관이 찍혀 있었다고 말한다. 누가 마셔도 그건 그의 커피였고, 언제나 맛있었다고. " 그럼에도 먼길을 우회하는 건' '서필훈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책중에서- 

 

'커피리브레'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98/02-334-0615/ 2:00~21:00(월요일 휴무)


홍대의 '커피 볶는 곰다방'의 마담 권요섭 바리스타와  종로에 있는 '카페 뎀셀브즈'의 매니저 출신 바리스타 임성은이 손잡고 오픈한 '헬 카페'. 2013년 3월 보광동 구석에 위치한다. 권요섭이 곰다방 시절부터 쓰던 통돌이 로스터로 콩을 볶고, 임성은 바리스타가 슬레이어로 에스프레소를 뽑아낸다. 

헬 카페 로스터스 기다려라. 혼자 가더라도 2잔의 메뉴를 꼭 먹고 올 것이다. 권요섭의 블렌드 그리고 헬라 떼 한잔. 

 

「보통의 라테보다 조금 진한 헬라테는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황금비율을 찾아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사한다.」

「커피 마니아들은 깊은 쓴맛을 간직한 권요섭의 블렌드를 꼭 마셔봐야 할 커피로 손에 꼽는다.... 30그램의 원두로 에스프레소 두 잔 남짓을 뽑아내는, 농후하고도 깊은 맛의 블렌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책중에서-

 

'헬 카페 로스터스'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 76/010-4806-4687'/명절 당일 휴무


'카페 뎀셀브즈'의 로스터였던, 김정회 바리스타님, 지금은 고향 수유동에서 세컨드 커피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많은 정보를 찾아낼 수는 없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젊은 시절 우연히 맛본 한잔의 에스프레소가 이끈 커피 세계로의 여정이 이제는 막을 내렸는지 아직도 계속 항해 중인지, 묻지는 못해도 살짝 엿보고 올 생각이다. 

 

「어떤 커피 메뉴라도 주문해 맛을 본다면 깊고 풍부한 단맛이 매력적인 범상치 않은 한잔과 마주할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페마 E61, 로스터도 손길이 많이 필요한 69년형 빈티지 프로밧으로 욕실을 부리지 않은 선택이다.」

「삶의 최전선에서 가장 많은 이들을 이해하는 커피를 만드는 일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만큼 깊은 의미가 있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책중에서 -

 

'세컨드 커피' 서울시 강북구 화계사길 15/070-8226-0012/10:00~22:00/화요일 휴무 


뭔가 특별함을 추구해야만 특별함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다. 글이 끝나기 전에 그의 커피에 대한 힌트가 있기를 바랐지만 없었다. 그리고 이름에서 느껴지는 호기심처럼 보통스러우면서도 특별할 것 같은 그의 커피맛이 궁금하게 만들었다. 다만 강동에 갈 일이 거의 없다. '외계인 커피' 쉽게 잊힐 것 같은 이름은 아니어서 근처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하리라 다짐한다.  

 

「바리스타 김동민은 '동네 사람들과 눈높이에 맞는 커피'가 비결이라고 귀띔하며, 대회에 나가듯 완벽한 커피를 추구했다면 외계인 커피는 이미 문을 닫았을 거라고 말한다.」

「100점짜리 커피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바리스타 선수들도 있지만, 대중의 입맛을 이해하고 언제든 편하게 마실수 있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도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책중에서-

 

'외계인 커피' 서울시 강동구 진황도로 47길/010-2050-6267/평일08:00~24:00(주말, 공휴일 12:00~24:00)/연중무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곳이다. 거기에 이 책의 저자가 아직까지도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김영현의 카푸치노라고 밝히고 있다. 오후 6시에는 문을 닫으니 이곳을 방문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바리스타 김영현의 카푸치노는, 내가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된 계기였다.... 그렇게 많은 카페를 다녔음에도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는 여전히 바리스타 김영현의 카푸치노다. 오랜 시간 침묵의 순간을 포착하는데 집중한 그의 로스팅이 낳은 에스프레소다 이제야 온전히 자신을 맡길 무엇인가를 찾았다고, 자신의 인생을 대변할 도구는 카메라가 아니라 바로 이것들이라고 저울을 만지작거리는 바리스타 송대웅은 자신의 철학을 대변해 줄 둥지를 찾았다. 바리스타 정환식 또한 자신이 일하던 카페 중에서 펠트가 가장 완벽하다고 얘기한다.」 -책중에서-

 

'펠트'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23/070-4108-3145/평일 08:00~18:00(주말, 공휴일 11:00~18:00)/명절당일 휴무 


 

국가대표급 바리스터 2인, 커피리브레 출신 로스터 겸 그린빈 바이어, 그린빈 바이어이자 커퍼, 로스터, 유명 파티쉐로 이루어진 팀의 카페, 이런 조합이다 보니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을 것 같다.  한잔의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커피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전문가로 구성한 것도 모라자 유명 파티쉐의 합류로 디저트를 책임지는 카페. 책을 읽는 도중에도 빨기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바리스타 챔피언 박근하, 그린빈 바이어 김병기, 로스터 김도현, 그린빈 바이어이자 커퍼인 전경미, 바리스타 송성만 그리고 베이커 허민수까지 도화동에 '커피컴퍼니 프릳츠'가 오픈한다고 했을때, 각 분양의 전문가를 넘어서 "카페 어벤저스가 나왔다고!" 외쳤다. 」

 

'프릳츠 커피컴퍼니' 서울시 마포구 새창로 2길 17/02-3275-2045/평일 08:00~23:00(주말,공휴일 10:00~23:00)/명절 연휴 휴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에스프레소의 기본기를 꾸준히 연마하는 노력하는 바리스타 김사홍. 그의 매장에서 그가 내려주는 기본기가 충실한 에스프레소와 유자 아메리카노텐저린 카푸치노도 꼭 맛보고 싶다. 

 

 「리에스프레소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알게 된 인연으로 아내가 된 또 다른 챔피언 바리스타 신채용의 의견을 존중해 유자 아메리카노와 텐저린 카푸치노를 메뉴에 넣었다. 놀랍게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음료 매장들 사이에서 버틸 수 있게 도와준 메뉴는 유자 아메리카노텐저린 카푸치노였다."사람들이 오랫동안 좋아한 음식들은 대부분 단맛을 베이스로 한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식품공학을 공부하다 보니 손님들의 입맛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꾸준한 반복과 이를 통한 변화를 관찰하는 것 이것이 바리스타 김사홍이 말하는 커피의 줄넘기이다. 빨간 줄넘기를 보여주며 기본기에 대해 말하면서 에스프레소 두 잔을 건네주던 그날부터 몇 개월 후, 바리스타 김사홍은 다시 한번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는 여전히 줄넘기를 하듯 기본을 생각하며 커피를 내릴 것이고, 가게를 찾은 이들에게 틀림없이 그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 - 책 중에서 -

 

'커피 템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 누리꿈스퀘어 r100호/02-2132-8051/평일 08:00~21:00(주말 12:00~20:00)/공휴일, 명절 휴무


2013년 국내에서 처음 열린 로스팅 챔피언십에서 1등을 차지한 이승진 로스터가 운영하는 '180커피로스터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2017년도에는 주성현 로스터가 로스팅 챔피언십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국내 최초 2명의 로스팅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로스팅 교육도 하고 있다니 기억해 두고, 여기는 꼭 가야 한다. 사정상 갈 일이 없다면 인터넷 주문으로 180 로스터스 블렌드라와 평소 맛보고 싶었던 싱글 오리진 한 개도 추가로 주문해 봐야겠다. 

 

「납품처의 다양한 추출 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수율을 낼 수 있는 로스팅 포인트를 잡는 일은 그만큼 어렵기도 한데, 이는 아직도 로스터 이승진이 매일같이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특별하고 맛있는 커피를 원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늘 익숙한 맛에 멈춰있다.」 - 책중에서 - 

 

'180커피로스터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44번길 4 / 031-8017-1180 / 11:00~22:00/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휴무

 


드디어 나왔다. 책 초반부에서부터 계속 등장하는 종로의 터줏대감, 많은 스타 바리스타들이 거처 간 곳 커피댐셀브즈. 

로스터이자 김세윤 대표의 정체성은 건물주인 아버지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고 그의 커피 맛이 설명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김세윤 대표의 시그니쳐 블렌드 '갓 파더', '엘 클라시코', '오마주블랙' 오더 해야 할게 또 생겼다. 

 

「믹스커피는 모든 바리스타에게 이데아와 같은 가장 완벽한 커피의 형태다. 그런 커피를 만들기 위한 김세윤의 연구는, 몇 년 후 '갓 파더'와 '엘클라시코'라는 카페 뎀셀브즈의 시그니처 블랜드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가장 최근 라인업에 오른 '오마주 블랙'까지, 카페 뎀셀브즈의 블렌드는 좋은 재료를 사용해 가장 편안한 맛을 보여주는 커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아버지가 건물을 내주지 않았더라면, 김세윤은 지금의 카페 뎀셀브즈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건물주도 뎀셀브즈 같은 카페를 쉬게 만들지는 못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기업이 진출하는 카페들의 전쟁터 종로에서, 카페 뎀셀브즈는 13년을 버텼고 수많은 스타 바리스타를 양산하며 커피업게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 책 중에서 - 

 

'카페 뎀셀브즈'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388 / 02-2266-5947/ 10:00~23:00/ 명절 당일 휴무  


읽는 동안 로스터 강무성과 이지훈 바리스터의 끈끈한 인연을 느낄수 있었다. 훌륭한 로스터와 그를 빛나게 해주는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한잔의 커피가 그리웠다. 커피를 하면서,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참 행운인것 같다. 

 

 

「부산 전포동에 있는 FM커피하우스에 가면 중후한 매력의 다크 블렌드와 생두의 개성을 듬뿍 살린 싱글 오리진을 맛볼수 있다.」

바리스타 이지훈의 목표는 두가지 인데, 첫 번째는 자신이 아는 최고의 로스터 강무성의 커피를 더 빛나게 하는 일이다. FM커피하우스의 또 따른 주인으로서, 자신들이 함께한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인생을 다해 만든 커피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 - 책 중에서 - 

 

'FM커피하우스'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대로 199번길 26/051-803-0926/ 평일 09:00~22:00(주말, 공유일 10:00~22:00)/연중 무휴


이런곳도 있었구나, 해방촌 가본적은 없지만, 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그의 커피에도 관심이 가지만 사실, 다른 메뉴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인도네시아 음료 반드렉Bandrek과 겨울에 한정 판매하는 '뜨거운 사과', '지리산 야생차'를 꼭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커피 값이 아닌 땅값을 지불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바리스타 김석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수 있는 음료들이 즐비한 콩밭 커피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 온다. 근처 봉제 공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올봄에 유행할 옷에 대해 수다를 떨며 티타임을 갖는다. 얼큰하게 취한 할아버지는 바리스타에게 커피 한잔 사주며 전쟁 후부터 이곳에서 살았던 자신의 역사를 늘어놓는다. 주거에 대한 불안을 공유하는 해방촌 청년들과 동료 바리스타들도 이곳을 찾는다. 좁은 골목, 어디선가 모르게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채운다. 콩밭커피 로스터스는 누구든 부담없이 커피 한잔 마시고 쉬어갈 수 있는, 동네의 모든 것과 함께 어울러진 카페다.」 - 책중에서 - 

 

'콩밭커피 로스터스'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20길 67 /010-2649-5841/화~목 12:00~21:00(금,주말 12:00~23:00)/ 월, 명절 당일 휴무

 

오늘은 여기까지이다. 우리나라 바리스타와 로스터, 그들의 앞서 간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지금 저처럼 뒤늦게 커피의 세계로 여행을 막 시작하고 있는 이들에겐 소중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많이 생겼다. 이젠 그들의 커피를 즐기는 일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